3. 트렌드와는 역행하는 아이템, PC게임.
게임 개발사들이 모두 모바일 게임의 성장에 가능성을 보면서 모바일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을 때 트렌드와 역행하는PC게임이라는 아이템을 골랐다는 것에 약간의 불안감은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물었더니,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더 큰 기회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모바일 게임, 3D게임이 강세입니다. 그런 게임의 공통점은 시스템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에 있습니다. 시스템이 뛰어난 만큼 소모하는 속도 또한 빠르죠. 그래서 질리지 않기 위해서 시스템은 중독적이어야 합니다.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스토리가 탄탄히 잡혀있고, 그 안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다면 게임이 끝나도 여운이 남는 것이 있죠. PC게임 자체가 종합적인 분야를 총괄하는 종합예술같은 것이잖아요.
중독적인 게임이 아니라 무언가를 전할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스토리 연장 또한 가능하니까요.”
‘덴더라이언’은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쉽게 말해 내가 여주인공이 되어 연애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인 것이다. 게임에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매력 있는 다섯 명의 남자캐릭터가 나온다.
국내 성우분이 직접 녹음을 하여 실제로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스토리를 이끌어 낸다.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종합예술작품을 이루는 것이다.
4. 8월에 출시한 ‘덴더라이언’의 뜨거운 반응.
게임 산업은 대중문화나 사회적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구매와 동시에 소비반응이 직접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덴더라이언’의 출시된 후 반응이 매우 궁금하였다.
“반응이 좋아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한국에는 여성 게임 기획자 분들이 얼마 없으세요. 저는 여자이다 보니까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어요. 게임 자체가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통해 나오는 반응들이 계속 올라오고,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여성을 위한 게임인 만큼 게임을 하시는 95%이상이 여성분들이세요.”
자극 적인 게임에 반응하는 남성 유저들과 달리 섬세함을 추구하는 여성 유저들. 여성들은 스토리 진행 방식이라든지, 게임 시스템을 요구하는 특성이 남성들과 다르다고 한다. 남자는 결과에 치중하고, 결과를 가지고 경쟁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는 결과물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관리•경영에 더 초점을 두고 과정을 중요시하기 마련이다. 그런 특성이 ‘덴더라이언’ 제작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또한 여성들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연애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여성들이 원하는 다양한 남성상이 캐릭터에 그대로 묻어 나왔기 때문에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5. 북미 출시 이후에 중국, 일본으로 수출할 예정.
‘덴더라이언’은 한국 출시에 이어, 영어•일어•중국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북미나 캐나다 쪽으로 수출할 생각으로 영어로 번역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게임을 디자인할 때 글로벌라이징이 쉽도록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북미 출시 이후에 중국, 일본으로 수출할 생각입니다.”
체리츠 홈페이지를 영어로 디자인해서 그런지 북미 쪽에서 메일이나 연락이 온다고 한다. 한국의 IT 벤처 기업들은 한국 내에서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
“전에 다니던 해외 모바일 관련 업체로부터 투자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사를 많이 하고, 프레젠테이션도 많이 하고 점차적으로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여성의 감성을 남성 투자가분들께 이해시키는 것이 조금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게임음향을 위해 기타와 피아노 연주가 필요해서 말씀드리면, 컴퓨터로 음향을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시면서 이해를 못하셨어요.
그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하고, 캐릭터간의 상호작용이 여자들에게 큰 어필이 된다. 보는 것 뿐 아니라 듣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득했죠.”
“뉴타입이라는 잡지에 광고하고, 배너로 광고도 했었어요. 저희는 장르가 특이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입소문 냈던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 같아요.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커뮤니티를 통해서 글이 많이 퍼져나갔죠.”